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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탐구] 기술력‘최고’…홈 엘리베이터‘진출’

  • 2020-02-12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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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탐구] 기술력‘최고’…홈 엘리베이터‘진출’

문앤썬

올해는 국내에 승강기가 도입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1910년 서울 명동의 조선은행(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에 처음으로 화폐 운반을 위한 화물용 현대식 승강기가 설치됐다. 첫 승객용 승강기는 1914년 철도호텔(웨스틴 조선호텔)에 설치됐다.

국내에서 1980년대 아파트가 급증하며 승강기 산업은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은 인구 집중률이 높은 까닭에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승강기 시장 규모를 갖고 있으며 한 해 2만5000대의 신규 수요가 있다.

하지만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 토종 승강기 업체들은 다국적기업에 합병됐고 대기업 중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만이 남아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 승강기 제조업체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약 20군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승강기 수요는 여전히 큰 편이지만 승강기 대기업들은 저가 수주 경쟁으로 중국에서 값싸게 제조해 국내에 들여오면서 국내 중소 승강기 제조업체들도 점점 설 곳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깐깐한 일본에서 기술력 인정받아
 

 

문앤썬은 지난 10년간 약 1000대의 승강기 완성품을 일본에 수출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 인정받은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승강기 시장에 포문을 연 중소 승강기 업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승강기 제조업체 문앤썬은 100% 주문형 승강기 생산 체계를 갖추고 그동안 일본 시장에 승강기 완성품 및 관련 제품을 수출하며 기술력을 쌓은 회사다.
 
승객용·화물용을 비롯해 가정용·선박용·헬리포터·차연용·클린룸·방폭형 승강기 등 고부가가치의 특수 승강기를 제조해 생산 누적 대수가 약 1000대에 달한다.

일본 시장에서 주일미군캠프, 학교, 일본국철 JR 역사, 고속전철 신칸센 역사, 주택단지 등에 납품했으며 도요타자동차·혼다·미쓰비시중공업 등 대기업의 사옥과 연구소용 승강기를 수주했다.

더욱이 문앤썬이 자체 개발한 차연(연기차단) 도어를 적용한 승강기는 지난 2008년 일본 국토교통대신으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특허를 취득했다. 일본은 화재 발생 시 연기에 의한 질식사를 방지하기 위해 차연 도어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어 문앤썬의 수출품 중 70%가 차연 도어가 설치된 제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문앤썬은 서울지하철 외에 지난 10월엔 부산교통공사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문앤썬은 지난 15년간 연 2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에 9917㎡ 규모의 최신형 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앤썬의 배문선 대표는 일본의 승강기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1996년 국내에 들어와 여직원 한 명을 데리고 승강기 부품 무역업을 시작하면서 지금의 터전을 일궈냈다. 일본 제조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국내에서 부품을 구해 납품하는 식이었다.

배 대표는 “1990년대 말 일본은 지속적인 디플레였고 한국은 인플레로 가격이 계속 올라 무역을 통한 가격적인 수익이 줄어들었다”며 “그래서 직접 승강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공장을 빌려 그동안 익힌 노하우로 엔지니어를 고용해 만들기 시작한 게 10년이 됐다”고 말한다. 현재 문앤썬의 생산능력은 월간 승객용 100대, 화물용 30대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

“승강기 사업은 일시적으로 경기를 타는 사업이 아닙니다. 일종의 교통수단으로서 제작·설계·설치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보수해야 하므로 사업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업에 비해 마진이 낮은 이유는 대기업들이 출혈경쟁을 하면서 낮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자재비와 인건비가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승강기 가격은 15년 전과 같습니다.”

승강기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타이어·컨트롤러·보디 등 수백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문앤썬은 중소 승강기 업체로서는 드물게 거의 전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유는 배 대표의 말처럼 승강기의 저가 경쟁 때문에 질 좋은 부품보다 값싼 부품이 국내에 판을 치고 있어 고품질을 유지하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 부품을 만들어 쓰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 문앤썬 사옥 및 공장.

 
문앤썬이 직접 양질의 부품을 생산함에 따라 완성품 외에 부품 자체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배 대표는 “한국 승강기 업체들이 물량 위주의 저가 수주 체제를 지향했지만 우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기술 집약적인 제품을 제조·판매해 일본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승강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많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건설이 지속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주기적으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건물은 대략 70년의 수명이지만 승강기 수명은 약 20년 전후로 이 기간이 넘으면 교체해야 한다. 승강기 교체 사업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는 절호의 찬스라고 배 대표는 말한다.

신규 시장은 대형 건설사가 대형 승강기 업체와 계약하므로 중소기업이 수주하기 어렵지만 아파트에서 교체할 때 주민들의 협의에 따르므로 중소기업도 품질만 확보된다면 수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들이 많아 승강기 교체 주문이 많다고 배 대표는 설명했다.

문앤썬은 다른 중소 승강기 제조업체에 비해 연구·개발(R&D)과 설계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영구자석을 이용한 동기전동기를 자체 개발해 적재 용량 2.5톤짜리 기어리스 화물용 승강기까지 개발했다.

올해 12월에는 적재 용량을 대폭 늘린 6톤 기어리스 화물용 승강기를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그리고 문앤썬은 전동기의 용량을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여 소비 전력 절감과 저소음 효과가 있으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갖춘 디자인으로 호평받고 있다.

‘타운하우스서 주택용 승강기 적용’
 
 
 
최근 문앤썬이 주력하는 것은 주택용 승강기다. 최근 국내에서 타운하우스 건설 붐이 일면서 주택에도 승강기가 설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택용 승강기는 예전에는 사치로 치부됐지만 최근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시설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최근 분당·수지 등에 승강기가 설치된 개인 주택의 분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LH공사가 지은 타운하우스에도 승강기가 설치됐으며 우리 제품이 샘플로 들어가 있죠. 이러한 주택용 승강기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택용 승강기는 적재 하중 200kg에 3인용이면 사치품 규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내장재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2500만 원 수준이다.

배 대표는 “주택에 승강기를 설치하기 위해 1500×1500mm의 공간이 필요한데 최근 주택 매매에서 평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비싼 비용은 아니다”며 “승강기가 설치된 주택은 향후 집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용 승강기가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고령화 시대가 본격화되면 필수품이 될 것으로 배 대표는 믿고 있다. 실제 최근 대형 건설사가 짓는 타운하우스에 승강기가 적용되고 있다.

배 대표는 문앤썬을 이 분야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외국계 기업에 매각된 동양엘리베이터는 중소기업이었지만 대기업이 된 사례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배 대표는 우선 대기업의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다짐을 굳건히 하고 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 채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영진에 대기업 출신을 많이 뽑았고 엔지니어에게도 높은 급여와 최적의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7~10년 후에 문앤썬이 승강기 업계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배문선 대표

1963년생. 90년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졸업. 90년 일본 OTIS 엘리베이터(주) 입사. 93년 일본 (주)엘리베이터 시스템즈(ELEVATOR SYSTEMS) 입사. 96년 문앤썬무역 창업. 2001년 (주)문앤썬 대표이사(현).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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